[뉴스] [광남일보기획/특집기사] 공간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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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폴리’ 광주문화와 접속하다] 공간 재해석
무형 자산의 유형 자산 환원…’문화 플랫폼’ 역할 기대
전남도청 빠져나간 도심 공동화 공간에 재생 시도 의미
잊혀진 역사 상징공간 재해석 현대적 감각으로 일깨워
2014. 03.20(목) 19:23
‘광주폴리Ⅰ’은 잊혀진 역사 공간인 광주읍성을 재해석해 도심 재생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다. 사진은 미국의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이 설계한 ’99칸’. 최기남기자 bluesky@
(3) 공간, 새롭게 재해석
광주의 역사적 상징의 대표적 공간은 광주읍성이었다. 광주읍성이 현존했다면 광주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조화돼 추진중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내외연이 훨씬 더 풍족했을 것이다.
아울러 어떻게 광주가 전통과 문화의 도시라고 할 수 있냐는 비판적 시각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었을 것이다. 흔적없이 사라진 공간에 현대적 건물들만 넘쳐나는 상황 속 광주읍성은 사료적 접근이나 이론적 토대 혹은 기록적 공간으로서의 한계점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
구체적 역사 공간에 대한 상상마저 실종된 가운데 의미있는 작업 하나가 광주읍성을 중심으로 한 반경 2.2km 구간에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 공공재생 차원에서 제안돼 2011년 9월 시민에 소개된 폴리다.
이 폴리가 갖는 의미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처음엔 폴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없다보니 도심조화와 전혀 안된다는 반응들이 주류를 이룬 것이 사실이다.
사라진 역사를 현대적 시각에서 일깨웠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부정적 시각들은 가시지 않았다.
폴리는 광주가 갖고 있는 무형 자산을 현대의 유형적 자산으로 환원시키고자 한 시도로, 무형적인 것을 환원하고 시민에 알리는 작업이었던 셈이다. 이로인해 잊혀진 광주읍성에 대한 재인식의 단초를 마련했다.
당시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감독이었던 승효상 건축가는 폴리의 목적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승 감독은 “광주읍성 구간을 통해 꼭지점과 성내 출입을 위한 대문의 위치에 폴리를 세워 역사성을 회복하고, 낙후된 구도심에 활력을 찾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었다.
존재조차 미미해진 역사적 공간을 재해석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일깨운 것이 폴리였던 것이다.
장동과 궁동, 충장로, 호남동, 황금동, 광산동, 서석동, 동명동 등에 들어선 11개의 폴리들은 기존 도심의 반발을 최소하면서 도심권의 재생은 물론, 새로운 문화의 장 등 플랫폼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버스 승강장이나 소규모 공원, 이면도로 교차로, 우체통 등 유기적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들에 폴리들을 집중적으로 설치한 이면에는 생소한 폴리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면서 다양한 유기적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를테면 이런 유기적 기능 확보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피터 아이젠만의 ’99칸’이 현재도 공정률 75%라고 하는 미완에 멈추고 있는 것을 보면 설치가 얼마만큼 어려운가를 보여준다. 더욱이 상징공간이라는 점과 광주 대표적 상권이 형성된 공간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애초 취지를 살려낸다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에 의한 유기적 기능에까지는 미흡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도심재생과 자생적 문화의 태동이 함께 맞물려가기가 그만큼 어렵다.
이들 폴리들이 자연스럽게 시민의 품으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궤를 함께 하고 있다.
광주폴리는 해외나 타지역으로부터 신선한 실험이자 폴리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서는 의미가 반감되는 아이러니에 봉착하고 있다.
폴리의 특성에 맞는 접근이나 이벤트 등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시민들 스스로 자생적 문화를 생산해내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처럼 보인다. 이를 활성화하고 하나로 엮어낼 시민들의 여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것들이 전제돼야 공간에 대한 재해석과 도심재생이라고 하는 목표를 살려내면서 향후 똑같은 사안들의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선주 rainide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