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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호텔

[틈새호텔] 신개념의 호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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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1-04 15:28   작성자 폴리   조회 1,463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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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호텔(In Between Hotel)은 2012 광주비엔날레에서 서도호 작가가 제2차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인 신개념 호텔이다. 지난 9월 광주비엔날레에 갔을 때 눈여겨 본 작품인데, 10월 8일부터 11월 6일 사이에 20명에게 무료 체험의 기회를 주는 이벤트가 있어서 응모했고, 운 좋게 내가 선정 되어 경험해볼 수 있었다. 



틈새호텔은 봉고트럭을 개조한 1인용 호텔로 투숙객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 체크인할 수 있다. 광주 시내 주차할 만한 곳 12곳을 골라내 반경 500m 안에 있는 식당, 세탁소, 편의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부대 서비스를 제공할 서포터스도 선정했다고 한다. 투숙객은 호텔 내 키오스크에서 부대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전 투숙객이 남긴 체험담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체험 기간으로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에서만 투숙할 수 있었다.)



참고로 겉면의 벽돌은 틈새호텔이 머무는 지역의 특징에 따라 호텔 겉면에 붉은 벽돌이나 전단이 붙은 벽 모양 등의 자석 패턴을 붙였다 떼었다 한다고 한다. 도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위장하는 것이다.

 



나는 지정된 날짜에 5시 체크인 시간을 맞춰 비엔날레 전시장에 갔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여러 가지 안내사항을 들은 후 체크인을 했다. 그런데… 문이 잘 열리지 않았다. 나만 못 연건가? -_- 어쨌든 직원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호텔 내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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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바로 앞에 있는 곳에 카드를 꽂으면 전원이 들어온다.
침대 옆에는 창문 블라인드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것과 전등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220V 충전도 할 수 있다. (반대편에도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그 외에도 취침등도 조절할 수 있는 곳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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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내부의 모습이다. 넓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양옆으로는 창문이 있는데 밖에서 훤히 보이 길래 부담스러워서 체크인 하고나서 얼마 안 있어 스크린을 내렸다.

애플 모니터가 눈에 띄는데, TV는 인터넷TV(케이블)라고 한다. 리모컨이 있는데 채널을 하나씩 바꿔야 해서 좀 불편하다. 키오스크로 주변음식점도 검색하고, 다른 사람이 묵었던 히스토리도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체험기간이라 아직 지원이 안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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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닫이문을 열면 화장실이 나오고, 그 안에서 유리로 된 여닫이문을 열면 샤워 시설이 있다. 샤워기 밑에 있는 자그마한 공간에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샤워용품을 넣을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밤에만 샤워하고 아침에는 가볍게 세수를 하고 싶었는데, 따뜻한 물은 샤워기에서 나오니 그냥 맘 편하게 샤워하는 게 좋겠다.


화장실 못가서 왼쪽 벽면에는 세면대가 있다. 세면대는 찬물밖에 나오지 않아서 양치  하거나 화장 하는 용도로 쓰는 게 좋겠다. 그런데 물에서 강한 소독약 냄새가 났다. 해외여행을 갔을 때 호텔에 가면 물도 비싸고 해서, 수돗물로 차를 끓여 마셨는데 이건 좀 그렇다..

아참, 물을 너무 낭비하면 나중에 안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적당히 아껴 쓰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집에서 평소 하는 것처럼 펑펑 쓰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샤워타월은 총 5개로 충분히 제공됐고, 세면대 밑에는 발수건과 행주(?)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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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도구들이다. 비누, 치약, 칫솔, 치실2개, 면봉, 빗, 샤워캡, 바느질도구, 샴푸, 컨디셔너, 바디샴푸, 바디로션, 면도기, 쉐이빙폼 이렇게 들어있다. 내가 비즈니스급 호텔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몇 번 안 가봤지만 틈새호텔이 그 어떤 호텔에 비해서도 정말 작으면서도 여러 가지 물품이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면대 맞은편에는 위에서부터 옷장(슬리퍼와 목욕가운이 있음), 냉장고, 의자가 있다. 옷장은 따로 사진을 올리진 않았고, 냉장고에는 실론티와 코카콜라(+생수)가 무료제공 되었는데, 체크인하자마자 먹어서 내가 편의점에서 사온걸 대신 넣어 놨다. 얼음도 있는데 위스키에 넣어서 먹을 수 있다.

의자는 냉장고 밑에 있는 공간에서 빼봤는데 쓰진 않았다. 침대 누워서 TV 보느라 정신없었기에..노트북이나 독서할 때 쓰면 된다. 아, 그리고 틈새호텔에서는 4G 무선 인터넷이 된다. 근데 무료 와이파이는 아니어서 아쉬웠음..가져간 와이파이 전용 아이패드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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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정문 바로 앞 왼쪽에 있는 미니바(+온더락잔)이다. 미니위스키3종과 홍차2봉, 핸드드립커피2봉, 견과류가 체험기간에는 모두 무료(!!!)다. 가장 맘에 든 점 중 하나였다. 기념품으로 가져가도 된다고 해서 집에 챙겨왔다. 사실 호텔에서 먹을까 하다가 밤에 밖에서 사온 치맥을 너무 많이 먹어서 더 먹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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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지와 연필 두 자루가 준비되어 있고, 무선 전화기는 호텔 직원과 통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것. 모닝콜도 물론 가능하다.
온풍기와 냉풍기 역할을 겸하는 것도 있는데,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계절이라 써 보지는 않았다. 아무튼 여름이나 겨울에도 걱정 없을 듯하다. (냉난방 리모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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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에 서랍을 열면 금고(써보진 않음), 찻잔2(+받침2), 티스푼2, 위스키얼음통, 온더락잔, 헤어드라이어, 커피포트, 구두주걱이 있다. 틈새호텔은 1인실인데 왜 2개씩 있는 게 있는지 살짝 의아했음. 소재들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게 뭔가 럭셔리 해 보인다. 병따개, 와인 오프너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보통 호텔 같은 경우 프론트에 가서 말하면 주는 걸로 아는데, 틈새호텔은 외딴곳에 따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투숙객 편의를 최대한 미리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
신발은 맨 끝에 보이는 출입구 쪽에 저렇게 가지런히 놔두면 된다.

 
이거 말고도 사진이 더 있는데, 사진 찍느라 시간이 많이 들었다…모처럼 좋은 호텔에 묵는 만큼(낮에 많이 돌아다녀서 피곤하기도 하고) 저녁 7시 이후부터는 계속 사진 찍고, TV 보고, 먹고 마시고 하면서 호텔에서 시간을 보냈다.
비엔날레는 9월 달에 이미 가봤고, 이 근처가 교통편이 좋은 편이 아닌듯해서 많이 못 돌아다닌 이유도 있다.

 
내가 항상 여행을 가면 찜질방에서 자는데, 호텔이라 역시 잠자리가 편안해서 잠도 잘 오고 좋았지만 소음이 좀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공사를 하는지 드릴 소리가 새벽까지 나기도 하고..그래서 TV음악 채널을 작게 틀어놓음..노상이라 약간의 소음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처음엔 틈새호텔이 1인용이라고 해서 많이들 찾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참 괜찮은 발상인 것 같다. 나중에 가격이 어느 정도로 책정될지는 모르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얼마든지 다시 찾고 싶다. 


평소에 혼자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호텔은 비싸고, 모텔은 왠지 꺼려지고, 그래서 찜질방에서만 잔다. 호텔이나 모텔은 혼자서 가기엔 부담되기도 하고..그런데 틈새호텔이라면 심적으로 부담 없다. (하지만 역시 가격이 얼마일지가 관건ㅠㅠ) 일본에는 혼자 관 같은 곳에 들어가서 잘 수 있는 캡슐호텔이 많다고 들었는데, 1인 전용 숙박이라는 점에서는 그와도 비슷한 면이 없지 않은 듯..물론 틈새호텔이 캡슐호텔에 비할 바 없이 좋지만..


무엇보다도 틈새호텔은 작가의 말처럼 광주의 일상을 경험하고, 일상의 경험을 새롭게 발견한다는 의미가 매우 참신하고 새로운 시도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럼 후기는 이 정도로 끝내고 틈새호텔에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1. TV의 조작이 불편하다.
틈새호텔은 애플모니터로 인터넷TV(케이블)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TV라서 채널이 넘어가는 속도도 느리고, 가끔 화면이 끊기기도 하며, 리모컨에는 채널번호 버튼이 없어서 채널을 돌리려면 하나씩 넘겨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현재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면 적어도 체크인부터 체크아웃시간까지 그날의 TV편성표를 유인물로 배부한다면 투숙객이 채널을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문이 잘 안 열린다.
손잡이를 돌린 채로 확 당겨야 프론트 문이 열리게 돼있는데, 이게 막상 해보니까 잘 안돼서 직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보다 잘 열릴 수 있도록 보완했으면 좋겠습니다.

3.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인다.
스크린을 내리지 않으면 창문을 통해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이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체크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경이 쓰여 스크린을 내렸습니다. 시범 기간에는 불가능했지만 추후에는 처마도 내릴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걸로 프라이버시가 완전히 보호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밖에서 안이 안 보이는 유리를 쓴다든지 대책이 있었으면 합니다.
 
4. 자전거 대여가 가능했으면 좋겠다.
자전거가 대여 가능한 호텔들도 종종 있던데, 틈새호텔도 그런다면 좋겠습니다. 자전거를 체크인 장소로 옮길 때는 호텔내부에 싣는 방법 또는 트럭 천장에 싣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광주를 여행 하는 투숙객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